2024년 3월 중순, 3세대 가습기가 모두 품절되어 23/24 시즌을 마무리하고, 브링더홈은 내부적으로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2024년 가을에는 더욱 브링더홈다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시즌이 끝나고 대외적인 소식을 거의 전하지 않았었는데요. 핑계를 대자면 가습기는 가을/겨울에 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 봄/여름에는 대외적으로 알릴 소식이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올해는 꼭 제품 소식이 아니더라도 브링더홈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고, 한 가지 서비스를 준비했었답니다.
브링더홈 가족분들은 위생, 세척, 청소를 중요하게 생각함을 알고 있어요. 왜냐하면 가습기는 물을 분사하는데, 오염된 물은 당연히 좋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물을 쓰는 가습기는 다른 가전제품보다 오염되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가습기 세척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아요. 가습기에 물이 닿는 곳은 모두 오염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제품 내부에 쌓이는 먼지 같은 오염은 집에서 직접 청소하기가 어렵죠.
그런데 브링더홈은 제품의 내부까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고, 세척 또한 보이지 않는 곳까지 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죠. 우리 제품이니까요. 그러니 우리가 세척을 서비스 형태로 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고민은 길지 않았고, 클리닝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결정하였죠.
브링더홈은 AS를 직접 진행해왔기 때문에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세척’을 위주로 작업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획과 준비가 필요했어요.
우선 세척은 기본적으로 ‘완전 분해 세척’으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케이스에서 모든 부품을 다 분해해 구석구석 세척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를 위한 세척 용품과, 고온 스팀 분사기 같은 장비를 구비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AS 공간에서 클리닝을 위한 공간과 작업 동선을 기획했죠.
그렇게 초기 기획을 마친 뒤, 2번의 테스트를 3월에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테스트를 마치고 난 뒤, 우리는 클리닝 서비스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클리닝은 1명의 작업자가 10시간을 ‘쉬지 않고’ 작업하면 5대 정도가 가능했습니다. 1명이 1대를 클리닝하는 데 약 2시간이 걸리는 것입니다. 아직 대량의 클리닝이 익숙하지 않음을 감안해도, 너무나 오래 걸렸어요.
그런데 그럴 만도 한 게, ‘완전 분해 클리닝’은 손이 많이 가는 과정입니다. 제품을 모두 분해하고, 본체와 물통을 각각 꼼꼼하게 세척하고, 물기를 제거하고, 다시 조립하고, 작동 검수를 진행하죠. 그리고 물기를 제거하고, 포장해 배송까지 준비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세척 과정만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죠.
그렇게 테스트에서 얻은 교훈을 클리닝 서비스 운영에 반영했습니다.
우선 이번 클리닝 서비스는 제품 본체만 진행하기로 했죠. 물통까지 같이 세척을 하면서 작업 공간이 좁아져 비효율이 많이 발생했고, 클리닝이 정말 필요한 곳은 물통이 아니라 본체이니까요. 그리고 진행도 1주에 1회차씩, 총 8회차를 운영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상시 서비스로 운영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아직 클리닝 서비스를 상시로 운영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어요.
그렇게 4월부터 약 2달 동안 클리닝 서비스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테스트를 통해 작업 볼륨을 조절했지만, 하루 작업 가능한 물량은 최대 10대 남짓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업 숙련도를 쌓는 데에 오래 걸렸어요. 초기에는 분해&조립 과정에서 제품이 파손되기도 했죠. 이런 분들은 슬쩍(?) 새 제품으로 교체해 드렸답니다. 아마 초반에 클리닝을 받은 2~3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 제품을 받으셨을 거예요. 다행히 초반 이후에는 작업 숙련도가 올라서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를 받는 분들에게는 총 3번의 안내 문자를 보내드렸습니다. 수거 예정 안내, 수거 후 작업 일정 안내, 작업 완료 후 발송 안내를 드렸죠. 왜 이렇게 꼼꼼하게 했냐면, 클리닝 서비스는 길면 일주일씩 걸리는 서비스이기 때문이었어요.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 알려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할 일도 많아졌…)
또한 클리닝을 마치고 후 발송할 때, 클리닝 전/후를 담은 안내 카드 링크를 같이 보내드렸습니다. 클리닝을 받고 겉은 깨끗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어도, 내부는 어떻게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에 대한 안내와, 우리가 이렇게 잘해드렸다는 자랑(?)을 위해 안내 카드를 첨부해 드렸습니다. 매 제품마다 직접 촬영해 카드를 작성해야 하는 만큼 손이 더 많이 가게 되었지만요.
그냥 세척만 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던 처음과는 달리 클리닝 서비스 운영은 꽤나 힘들고 신경 쓸 게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서비스를 받은 분들의 만족도가 높았어요. 운영 과정은 참 힘들었지만, 브링더홈 가족분들이 정말 좋아해 주시는 걸 보니까 준비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클리닝 서비스를 상시 운영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꼭 이를 정식 서비스로 만들 거예요. 클리닝 서비스는 브링더홈다운 서비스이니까요.
우선 클리닝 서비스는 내년 봄에 다시 돌아올 예정입니다! 그리고 차차 작업 공간과 작업 인력을 보충하면서 제공 범위를 점점 늘려나갈 계획이랍니다.
그리고! 올해 가을에는 클리닝 서비스 말고도 ‘브링더홈다운 서비스’를 하나 더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범 운영이 아니라, 상시 운영 예정이에요. 어떤 서비스일지는 올가을을 기대주세요 :)
이번 이야기의 마무리하기 전에, 식상(?)하지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브링더홈이 이런 서비스를 계속해서 떠올리고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브링더홈 가족분들이 있기 때문이니까요.
그러니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